전종석 사장은 그제야 최홍수 회장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대한글로벌 측에 손실이 발생한 것은 명확한 사실.

그러니 최홍수 회장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 이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서 10억을 받아 낼 생각인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최 회장님의 제안을 수용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이걸로 대성정밀기계 측과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 셈이군요.

전종석 사장은 최홍수 회장이 말한 의도가 무엇인지 단숨에 눈치챘다.

이제 내부적으로 처분을 내려야 하니 자리를 비켜 달라는 의미였다.

그럼 저는 그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뵙도록 하지요.

전종석 사장이 한지수 대리와 함께 임원 회의실에서 퇴장하자 최홍수 회장이 좌중을 둘러보며 말을 꺼냈다.

이제 모든 안건이 다 마무리된 것 같은데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사람이 있나요?

없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이제 결론을 내리도록 하죠.

최홍수 회장은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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